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까지 프랑스와 영국은 산업혁명, 도시화, 계급 변화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을 통해 주거문화에서도 큰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본문에서는 이 시기 두 나라의 주거 형태, 실내 장식, 위생과 편의시설 등의 측면을 비교하며 각국의 생활양식과 사회적 배경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프랑스의 예술 중심형 주거문화
프랑스의 루이 15세와 루이 16세 시대는 화려한 귀족 문화가 꽃피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루이 15세 때는 우아하고 섬세하며 장식미가 살아있는 로코코 양식의 전성기입니다. 이런 문화적 조류는 건축 양식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프랑스 주택은 곡선미와 섬세한 장식이 돋보입니다. 실내 인테리어로 밝은 색조와 화려한 무늬가 사용되어 벽지, 커튼 등이 매우 화려할 뿐 아니라 가구들도 장식이 매우 많습니다. 도시 귀족들의 저택은 천장이 높고, 창문도 넓고, 대형 거울이 있거나 금박으로 장식한 가구들이 있었습니다. 공간의 미학적 표현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기조는 19세기 나폴레옹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를 겪습니다. 화려함과 상징성을 추구하던 경향에 절제된 고전주의 미가 섞여들게 됐습니다. 또한 19세기 중반에 주목할 만한 도시 정비 작업이 시작됩니다. 중세의 혼잡하고 비위생적인 파리 시내를 근대 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대규모로 일어난 정비 작업입니다. 이 때 세워진 건축물들을 정비 주도자의 이름을 따서 ‘오스만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석조 외벽, 대칭적인 구조, 정돈된 발코니 등의 특징을 띱니다. 이 오스만 스타일 건축물들은 도시 미관에 질서 정연한 통일성을 더해줬습니다. 실내 공간은 주로 응접실, 식당, 침실, 서재 등으로 명확히 구분됐으며, 방마다 목적에 맞는 가구와 소품이 배치됐습니다. 여기에 조명, 회화, 조각, 직물 등 다양한 요소들을 활용해 공간을 장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의 실용주의적 주거문화
영국에선 18~19세기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중산층이 확대됐습니다. 이와 함께 주거 공간도 점점 계층별로 뚜렷하게 나뉘게 됐습니다. 먼저 귀족과 상류층은 런던이나 시골의 대저택에 거주했습니다. 이런 건축물들은 간결하고 고전적인 그레고리안 양식이나 이보다 화려하고 복잡한 빅토리아 양식을 따랐습니다. 이 주택들은 대체로 벽돌 구조에 정돈된 외관을 가지며 가구와 인테리어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다음으로 중산층의 경우엔 ‘테라스 하우스’라 불리는 연립주택이나 타운하우스에 주로 거주했습니다. 이런 건축물은 런던처럼 산업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공간이 비교적 좁았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게 중요했으며 방의 개수, 난방 시스템, 수납공간 등의 실용성이 강조됐습니다. 실내 위생은 19세기 중반 이후 크게 향상됐습니다. 상하수도 시스템과 화장실, 세면대 설치가 차츰 확산되면서 공중 보건을 개선시켰습니다. 또한 석탄을 이용한 벽난로나 난로가 보편화되면서 추운 기후의 영국에서 주거환경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색상이 선호됐고 장식도 절제미가 있었습니다. 목재 가구나 패브릭을 활용한 아늑한 분위기가 유행이었는데 화려함이나 예술미보다는 편안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편이었습니다.
프랑스 주거문화와 영국 주거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
프랑스와 영국은 모두 18~19세기 동안 사회 구조가 급격히 변하면서 주거 문화도 새로운 변화를 겪었습니다. 즉 두 나라 모두 도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귀족 중심의 대저택 문화에서 중산층 중심의 실용적 주거 문화로 전환해 갔습니다. 또한 두 나라 모두 도시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공공 기반 시설이 확충되고 주택 구조가 개선됐습니다. 중산층의 부상으로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가구, 조명, 장식품 산업이 함께 발전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의 오스만식 주택 개조와 영국의 주택법 개정은 도시 외관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거주자의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런 변화의 큰 줄기는 비슷하더라도 주거 문화에서 추구했던 것은 두 나라가 차이를 보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프랑스는 주거 공간도 예술적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공간의 품격이 드러나도록 공간을 디자인하고 장식하려 했습니다. 주택을 예술적 감성의 공간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반면 영국은 보다 효율성을 추구하려 했습니다. 일상생활이 편할 수 있도록 기능성과 실용성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공간을 구성하고 꾸몄습니다. 안락한 생활 공간을 무엇보다 중시한 것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프랑스는 예술성을, 영국은 실용성을 추구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차이는 두 나라의 기후, 계층구조, 문화적 전통 등의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결론
18~19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주거문화는 당시의 사회 변화, 계층 구조, 생활 철학 등을 반영한 문화적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들 양식은 현대 인테리어와 건축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