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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삶, 18~19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달랐을까?

by mynote7713 2025. 3. 24.

18~19세기의 유럽 사회는 남성 중심적인 구조로 여성이 활약할 기회를 제한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각기 다른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겪으면서 여성의 삶에도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칩니다. 이 글에서는 산업혁명이 일어나던 18~19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여성들의 삶에 어떤 차이가 있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리젠시 스타일, 로코코 스타일로 꾸민 18~19세기 영국과 프랑스 여성의 모습입니다.

1. 교육과 교양: 여성에게 허용된 배움의 차이

여성이 교육받을 기회는 18세기를 넘어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프랑스에서 모두 제한적이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여성의 역할을 가사와 육아로 규정했기 때문에, 여성이 정규 교육을 받을 기회는 남성보다 현저히 적었습니다. 하지만 여성 교육 기회 확대의 움직임은 두 나라에서 각기 다르게 나타납니다. 먼저 영국을 보겠습니다. 영국에서는 중상류층 이상의 여성들이 가정에서 가정교사로부터 기초 교육을 받았으며, 문학, 음악, 자수 같은 여성스러운교양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었습니다. 당연히 수학이나 과학 같은 학문을 배울 기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여성에게도 체계적 교육의 기회가 열린 것은 여성 교육기관이 점차 등장하게 된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입니다. 다음으로 프랑스를 보겠습니다.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 교육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긴 했지만 실제적인 교육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올랭프 드 구주(Olympe de Gouges)와 같은 여성 운동가들이 여성 교육과 권리를 주장했지만, 슬프게도 나폴레옹 시대가 되면서 여성의 교육 기회가 다시 줄어듭니다. 나폴레옹 법전이 여성의 법적 권리를 더욱 제한하는 방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교육 역시 남성을 위한 것이란 인식이 계속 남았습니다. 이처럼 영국과 프랑스 모두에서 여성의 교육 기회는 매우 적었으나, 영국은 산업혁명과 함께 느리지만 점차적으로 여성 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한 반면 프랑스에서는 혁명기의 활발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 시대 이후 여성 교육이 더욱 억압됐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2. 여성의 노동과 경제적 역할: 영국 공장 노동 vs. 프랑스 가내 노동

영국과 프랑스의 여성들은 각 나라의 경제 환경에 따라 노동 시장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먼저 영국에서는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여성들이 노동 시장에 대거 들어왔습니다. 특히 방직 공장 같은 노동 시장에선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가정부나 교사 같은 직업도 점차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여성 노동은 주로 저임금 노동인데다 노동 환경 역시 매우 열악했습니다. 19세기 중반에 노동법이 개정되어서야 여성 노동자들의 근로 조건이 일부 개선되기 시작합니다. 다음으로 프랑스의 경우, 산업화가 영국보다 늦게 진행됐기 때문에 여성 노동자들의 역할도 영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프랑스에선 공장 노동보다 수공업이나 가내 노동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재봉사로 일하거나 세탁업에 종사했습니다. 프랑스 혁명 시기엔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나폴레옹 법전이 만들어지면서 독립적인 여성 경제 활동에 큰 제약이 걸립니다. 요약하자면 영국의 여성들은 산업화 영향으로 공장 노동에 적극 참여했지만, 프랑스의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수공업과 가내 노동에 머물렀으며, 법적 제약으로 경제적 독립이 더 어려웠습니다.

3. 결혼과 가족: 여성의 법적 지위 차이

결혼과 가정에서의 여성 지위와 관련하여 영국과 프랑스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빅토리아 시대(1837~1901)에 여성은 더욱 가정 중심적인 역할을 요구받습니다.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여성의 당연한 의무로 여겨졌습니다. 법적으로도 남편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이 되면서 여성의 법적 권리가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1882년에는 결혼한 여성 재산법이 통과된 것으로 기혼 여성도 드디어 재산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합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혁명기 동안 여성의 권리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나폴레옹 법전이 제정되면서 오히려 여성의 법적 권리는 대폭 축소됩니다. 이 법전에선 아내는 남편의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여성은 독립적 법적 주체로 인정되지도 않았습니다. , 기혼 여성은 남편의 동의 없이 재산을 소유하거나 경제 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법적 차이로 영국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점진적으로 여성의 법적 지위가 개선됐지만, 프랑스에서는 여성의 법적 지위가 오히려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결론

이처럼 영국과 프랑스 모두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사회 구조로 시작했지만, 영국은 산업혁명과 법 개정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여성 권리가 개선된 반면, 프랑스는 혁명 이후 오히려 법적으로 여성의 권리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차이는 이후 두 나라에서 이뤄지는 여성 운동과 법 개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