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에 시작된 산업화는 유럽 전역의 산업 및 경제 구조, 도시 구조, 각종 인프라 시설 등을 크게 변화시킵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의 시민들의 생활 양식도 크게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산업화를 비교해보고 각각이 시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영국의 산업화와 일상 변화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시작한 만큼 영국은 세계 최초로 산업 혁명을 겪은 나라라 할 수 있습니다. 18세기 후반에 이르면 영국은 공장제 생산 체계를 본격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그 여파로 전통적인 농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제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습니다. 크게 발달한 산업 분야는 면방직, 석탄, 철강, 기계 등이었습니다. 이런 발전은 민간 자본이 중심이 되어 활발한 투자가 이뤄진 결과였습니다. 더불어 공장이 밀집한 도시로 노동 인구가 몰려들었습니다. 농촌에선 그만큼 인구 유출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너무나 급속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들을 일으켰습니다. 먼저 노동자들을 보호할 적절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종 노동력 착취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노동자들은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장시간 일해야 했고,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위험한 환경에서 저임금을 받고 일했습니다. 다음으로 도시의 빠른 팽창으로 인해 여러 도시 문제들이 일어났습니다. 도시 빈민가가 형성되면서 각종 범죄와 전염병 문제에 취약해졌고 도시의 공공 위생도 매우 나빴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당면하여 영국 정부는 점차 여러 가지 사회 개혁을 시도했습니다. 그래서 공장법이 1833년에, 광산법이 1842년에 제정됐습니다. 한편 산업화가 어두운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대중교통 및 통신 인프라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먼저 들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 처음 도입된 기차, 증기선, 전신 등은 시민들의 일상에서 기존의 시공간 개념 자체를 뒤흔들었습니다. 일일 여행 권역이 넓어지고 상호 연락의 범위도 넓어지게 됐습니다. 게다가 각종 생활용품과 식료품이 대량으로 보급되며 가격이 낮아졌습니다. 이런 변화들은 곧 새로운 도시 문화 및 소비 문화를 태동시켰습니다.
프랑스의 산업화와 일상 변화
이웃 나라인 영국이 산업화를 처음으로 겪던 18세기 후반에 프랑스에선 절대왕정의 폭거에 평민들의 불만이 쌓일 대로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면서 사회는 유례 없는 대격변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의 산업 혁명은 영국보다 다소 늦게 시작했습니다. 1815년의 나폴레옹 전쟁 후에야 산업화가 본격화 됐고, 곳곳으로 확산된 것은 19세기 중반도 지나면서 였습니다. 기술 수용 속도 역시 영국에 비하면 느린 편이었습니다. 영국에선 기술 혁신이 매우 빠르게 이뤄진 반면 프랑스는 점진적이고 보수적이었습니다. 영국처럼 농민 인구가 공장 밀집 지역인 도시로 대거 이주하는 현상도 없었습니다. 프랑스는 산업화가 이뤄질 때 농업 기반을 유지하면서 자영농 중심으로 천천히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촌과 변두리 지역으로 국가 주도의 철도가 개발되고 운하도 건설되면서 도시와의 연결이 원활해진 덕분에 지방 경제에도 활력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1850년대부터 나폴레옹 3세와 오스만의 주도로 시작된 도시 재개발은 파리를 중심으로 한 여러 도시들의 도시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즉 기존의 좁고 비위생적인 골목들은 넓은 대로로 바뀌었고, 하수도 시설이 갖춰지고 공공 공원이 만들어지면서 전반적인 도시 생활의 질이 향상됐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프랑스 시민들의 일상에서 시간에 대한 개념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하고, 일정한 시간에 퇴근하는 공장 노동자의 패턴이 일반화되면서, 시간 단위의 생활이 보편화 됐습니다. 이전에는 해가 뜨면 일하러 나가고 해가 지면 쉬는 자연 리듬이 일상생활을 지배했고 필요할 때 일하는 자율성이 컸지만, 산업화로 인해 시계에 따라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지키고 일정 노동 시간 동안 일해야 하는 강제성과 의무가 더 커졌습니다. 여성의 노동 참여율도 증가하면서 가족 구조나 양육 방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결론
이처럼 영국과 프랑스는 산업화가 각각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늘날의 시민 생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 속 산업화의 모습을 살펴 보는 것은 현재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